[리뷰: 책]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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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5월 20일의 일기.
'5월의 사랑, 꿈, 아름다운 자연을 같이 나눌 사람은 하나밖에 없었던가. 한 사람이 가고 나니 5월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 별들은 많으나 사랑할 수 있는 별은 하나밖에 없다.'
아내 향안은 그저 남편의 귀가만을 기다리는 여자는 아니었다.
책을 읽고 글도 쓰며 자신의 시간을 즐기다가
남편이 돌아오면 저녁상을 차렸다.
비행기 안에서 수화는 아내를 만나면 안아주고 입을 맞춰주리라 생각했다.
향안은 '내조'라는 말 대신 '협조'가
그들 부부 사이를 더 잘 설명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당시 수화는 화가로서 매우 중요한 시기를 지나는 중이었고
그것은 인생의 길을 함께 걷는 동반자로서
향안 역시 아주 특별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수화와 향안에게는 함께 좋아하는 것들이 많았다.
... 중략...
두 사람에게 민예품이란 만드는 사람 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손때가 묻어져 낡아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함께 더 빛이 나는 것이었다.
혹 모난 곳이 있으면 두 사람은 매일 닦고 또 닦아 시간과 함께 닳아져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것은 두 사람이 사랑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시간과 함께 깊어졌다.
수화에게 향안은 인간의 존엄성을 알고 자기 자신을 존중하며 자신이 가진 것을 세상과 나눌 줄 아는 좋은 지성을 가진 여성,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뉴옥으로 날아간 수화는 결국 교수직을 버렸다.
겨우 안정된 생활이 또 어려워질 것이 뻔했으나 향안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고여 있는 물이 되지 않고
여전히 모험할 수 있고 도전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더 큰 세상을 향해 흘러가서 다행이라며
향안은 걱정 대신 박수를 보냈다.
많이 사랑하는데 그치지 않고 잘 사랑하려 노력했으며 순간의 감정 위에만 사랑을 두지 않고 오래 가는 이해 위에도 사랑을 두었습니다. 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았으며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my better ha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