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엄마의 한컷육아일기(2018~)

D+12 모유수유에 대한 열망

choejuhwa 2018. 2. 22. 13:42

신랑에게 우스갯소리로 임신하니 좋은 점이 인생 최고 가슴사이즈를 갖게된 거라 말하곤 했다. 그 안에서는 얼마나 신성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는 상상도 못한 채 말이다.
친정엄마는 애 낳은 당일부터 초유를 먹여야되는데 수유 안했냐고 보챘고, 신생아실에서는 앞으로 실컷 하게 될 수유인데 산모 몸이 어느정도 회복되는 이삼일 후에 시작해도 된다고 했다.
모유수유 시작 첫 날, 두세번 빨다가 잠이 드는 아기를 보면서 엄마 몸이 준비가 덜되어 잘 못먹는 것 같아 미안했다. 유륜이 단단해서 유두보호기를 착용했는데 출산 전에 가슴마사지를 소홀히 한 게 후회됐다.
그리고 다음날 겪게 된 엄청난 젖몸살. 옷은 다 젖고 가슴은 돌덩이처럼 딱딱해져서는 열이 났다.  애 낳으면 고통이 끝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아팠다. 신랑은 내가 안쓰러워 조리원에 마사지를 당장 받게 해달라고 졸랐다. 조리원 실장님이 젖이 꽉 차서 그렇다고 1분 정도면 풀 수 있다고 했는데, 그 1분이 너무너무 아파서 실장님 손을 세 번 정도 밀쳐냈고 하마터면 생전 안하는 욕도 할 뻔 했다. 그렇게 마사지를 받고 유축기로 젖을 어느정도 빼내고나니 신기하게도 살만해졌다.
젖몸살이 지나가니 모유량이 신경쓰였다. 유축기로 30분을 짜도 40ml도 안모이는데, 우리 아기 이렇게 조금 먹고 배고프면 어쩌나 싶었다(실은 분유 보충해서 잘먹고 포동포동했는데 말이다). 시간나면 모유량 늘리는법을 검색해보고, 수유실에서도 젖이 잘도는 산모를 부럽게 쳐다보고 했다.
수유콜오면 거르지않고 수유실 가서 직수하고, 돌아오자마자 유축해서 비우고, 또 별개로 세시간마다 유축하고. 성실하게 열흘 정도 하다보니 어느새 아기가 먹기 충분한만큼 젖이 돌기 시작했다. 유축해놓고보면 뿌듯하기까지 하다.
이제 관건은 젖이 마르지않게 직수 위주로 잘 관리해서 완모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엄청난 사명감 속에서 완모 성공할수 있게 노력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