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스러운 연애(~2017)

D+88 파주 헤이리마을

choejuhwa 2016. 5. 2. 17:42
나에게 보여주고 싶어서인지 정말 강철체력인건지 모르겠지만 파주쯤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라는 오빠 말만 듣고 가 본 헤이리마을. 뚜벅이 생활할때는 가보고싶은데 교통편이 불편해 보기좋은 떡인것만 같았는데, 방년 27세에 드디어 방문했다.

첫느낌은 한가한 유원지같았는데,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니 예술가마을 답게 특이한 건물들과 그닥 상업적 용도는 아닌듯한 갤러리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날이 해가 쨍쨍하진 않았는데, 주차장 앞에 오솔길이 있어 컨셉사진을 몇장 찍었다.

나는 개구쟁이 오빠 스타일이 잘 드러난 이 벤치 연작이 마음에 들어서 카톡 프사로 해뒀다.

오빠는 내가 미리 말하지 않아도 커플티에 커플 운동화를 딱 신고오는 센스쟁이다.

화단에는 철쭉이 많았지만, 여기는 매발톱꽃과 다른 화려한 꽃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한 가게 앞에 있던 순딩이 개다. 나는 개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무서워했었는데 오빠네 멍무이 융이 덕분에 개를 만질 수 있게 됐다. 그래도 덩치 큰 개는 아직 무서운데 오빠는 꼬리를 위로 흔들고 있으면 반갑다는 뜻이니 안심해도 된다고 했다.

스냅백 매장에서 커플 모자. 오빠는 단색에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하고, 나는 통통 튀는 디자인을 좋아한다. 근데 우리는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고, 상대의 스타일에 맞추는 것에도 거부감이 없다. 그야말로 완벽ㅋㅋㅋ

내가 찍고싶을 때 사진 찍을 수 있게 오빠가 내 가방을 들고있다. 나는 웬만하면 내 짐은 내가 들자 주의인데, 첫데이트 하던 겨울날 오빠가 "나도 여자가방 남자가 드는 거 별로 좋게 안보는데, 내 체면보다 내 여자 손 안시린 거 더 중요하다"고 가방을 달라고 했었다. 오빠의 이런 사소한 배려들에 감사하고, 그를 존중해주고 싶기 때문에 가방을 넘겼다.

여기는 내가 엄청 마음에 들었던 다육화분을 파는 가게이다. 아기자기한 화분들 위에는 동물 피규어가 올려져있어 정말 앙증맞다. 크기나 용도에 비해 피규어 가격이 세서 구입은 못했지만, 아이디어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대신 맘에드는 칸난디바(이름: 방콕, 이유: 얼마전 다녀온 방콕의 이미지가 내겐 주황색이라)를 샀다. 물은 잎이 물렁물렁할때 흠뻑 주면 된다.
나는 시드는 꽃보다 오래 정성들여 가꿀 수 있는 화분이 좋다. 그렇다고 잘 키워본 건 아닌데, 베란다에 두면 우리 부모님이 잘키워줄 걸 믿는다.^^

산책하는데 라일락이 피어있길래 장난기가 생겼다.
"오빠 내가 사랑점 봐줄게! 잎사귀를 이로 깨물어서 나온 모양을 보고 해석해야돼"라고 말했다. 오빠는 이미 내가 낚는 중인 걸 알았지만 그래도 맞춰줬다.

그리곤 후회했다. 라일락 잎은 정말 쓰기 때문이다!! 하핫
대학생때 식물분류학 교수님이 알려주신 장난이다.


우리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저녁을 먹고싶었는데, 마침 아기자기한 '혜밀수제버거레시피'를 발견하고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칠리치즈혜밀버거(₩9,500) + 그릴치킨치즈앤베이컨버거(₩9,500)

마지막으로 두 입 거리가 남았는데, 한 점은 풀떼기였고 한 점엔 고기가 있었다. 고기없인 못사는 오빠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겨 원하는 조각을 먹었다. 귀엽긴ㅋㅋ내가 이겼어도 고기 양보했을건데!

내가 잠깐 강아지에 정신팔린 틈에 고기조각을 먹은 오빠! 고기 어디갔냐니까 모른대ㅋㅋㅋㅋ

마지막으로 헤이리마을을 떠나기 전에 요근방에서 유명하다는 류재은베이커리에서 울엄마 줄 마늘빵(₩6,900)을 샀다.

따뜻할 때 먹으면 짱꿀맛♡

나는 파주가 데이트코스로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떠나기 아쉬웠는데, 오빠가 가까우니(?ㅋㅋ하긴 무주 스키장을 당일치기로 데려가주는 남자) 오고 싶을 때마다 오면 된다고 다독였다.

바로 집에 온건 아니고 파주롯데아울렛에 들렀는데, 커플츄리닝을 맞추고 싶었지만 넘 비싸서 택을 보곤 바로 내려놓았다^^;;. 나중에 기념일에 맞추자고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