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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얌(Siam) 역에 내리면 바로 싸얌 파라곤(Siam Paragon)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어, 굳이 햇빛을 쬐지 않아도 된다.

육교에서 본 방콕 도심의 교통정체. 친구는 이걸보고 우리 택시 안타길 잘했다고 말했다.

 

방콕에는 큰 건물을 들어가거나 BTS 역에서 출입할 때 저렇게 보안검색대와 검색요원을 마주치게 된다.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막기 위함인 것 같은데, 나는 이렇게 곳곳마다 사람을 배치시킬만큼 인건비가 싼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싸얌 파라곤 안에는 우리나라에도 곧 생길거라는 마담 투소(Madame Tussauds) 티켓판매소가 있다. 그 옆에는 내가 중학교때부터 봤는데 어디로 나이를 드시는지 모르겠는, 우리 부모님 연배의 탐 크루즈 밀납인형이 있다. 마담 투소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그래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배가 고팠기 때문에 싸얌 파라곤 지하 1층 푸드코트로 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펼쳐진 광경에 헉 했다. 주말 판교 현대백화점에 온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ㅋㅋ 방콕에 사는 중산층 가정은 다 주말 나들이를 나온 것처럼 엄청난 인파였다.

 

싸얌 파라곤에서는 음식을 현금으로 구매할 수 없고, 일정 정액권 쿠폰을 사서 그걸로 음식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티켓에 남은 돈은 환불처리를 해준다. 캐리비안베이 베이코인 같은 시스템으로 생각하면 된다.

내가 고른 Roasted Duck on Rice with Stew Chicken(110B). 옆사람이 시키는 게 맛있어보여서 주문했는데, 맛은 그닥.. 친구가 그렇게 치킨을 시키라했것만 소신있게 오리를 시켜가지고는 냄새가 난다며 투덜거렸다.

대신 친구가 시킨 Crispy Chicken on Rice with Curry(85B)는 맛있어서 많이 뺏어먹었다.

친구의 음식고르는 안목이 나보다 나은 것 같아 알아서 후식을 사오라고 했더니, Mango with Sticky Rice(35B)를 들고 나타났다. 우유처럼 생긴 소스는 따뜻한 코코넛인데, 밥을 찍어먹으면 훨씬 맛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우리가 이동한 곳은 3층에 위치한 와코루(wacoal) 속옷매장! 와코루는 일본 브랜드인데, 태국에 생산공장이 있어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때보다 1/3 정도의 가격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나는 처음에 하나 정도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구경하다보니 자꾸 손에 들은 개수가 늘어났다. 하핫..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고른 속옷인데다가 위아래 세트라서 신이 났다. 아래는 내가 산 속옷들(2144B). 품질 좋다고 소문난 제품인데, 한국에서 웬만한 브랜드 속옷보다 저렴하게 사서 기분이 좋았다. 당일 한 쇼핑몰에서 구매한 금액이 2000B를 넘으면 텍스 리펀(Tax Refund)을 받을 수 있다하여, 같은 층에 있는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노란 서류에 도장을 받았다.

 

싸얌 파라곤에 온 목적은 오로지 와코루였지만, 또 뭐가 유명한가 검색해보니 나라야(NaRaYa)도 빠트리면 안 될 쇼핑리스트였다. 나라야는 면으로 파우치, 가방 등을 제작하는 브랜드이다. 매장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다.

다양한 무늬, 색감, 크기의 파우치가 큰 매장에 가득하니 뭘 골라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내가 필요한 용도들을 한참 따져서 다음과 같이 구입했다. 접히는 장바구니(120B), 휴대용 화장품파우치(125B), 발레복 가방(75B), 실내용슬리퍼(130B). 이만큼 샀는데 450B라니, 횡재한 기분. 그런데 쇼핑을 마치고 나와서 생리대 파우치를 안 산 게 마음에 걸려, 결국 방콕 마지막 날 나라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

 

목적을 달성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왔다. 밖에서 보니 훨씬 으리으리한 최신식 건물.

 

삐에로와 연예인인건지, 전문으로 사진찍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있었다.

싸얌 스퀘어 앞에는 재래장터와 같은 부스가 많이 펼쳐져 있다. 우리는 오전에 짜뚜짝 시장에서 이동한 지라 그냥 지나쳤다.

근처에서 디저트를 먹기 위해 이동하는데 이니스프리 매장이 크게 있어서 왠지 반가웠다.

 

우리의 목적지는 망고로 만든 다양한 디저트를 파는 카페, 망고탱고(MangoTango)였다. 방콕에서 우리나라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는데, 이 카페 안에서만 몇 테이블 본 걸 보면 우리나라에서 유명세를 탄 곳인듯 싶다. 나는 단지 망고가 좋기때문에 방문했다.

우리가 시킨 망고디저트 Mango Pudding+Fresh Mango+Mango Icecream (140B) / Mango Fruit Swing (55B)

 

후식을 먹고는 싸얌 스퀘어 안으로 다시 이동해 쏨땀누아(Somtam Nua)에서 저녁을 먹었다. 현지 멋쟁이 젊은이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 같았는데, 이례적으로 웨이팅도 있었다.

우리는 뭘 시켜야 할 지 몰라서 Somtam with Dry Shrimp Thai Pork Sausage and Crispy Pork Rind(90B) + Fried Chicken(150B) + Water with Ice(28B)를 시켰다. 그런데 주변을 보니 사람 수보다 접시 개수가 두 세개 씩 많은 거였다. 보아하니 반찬의 개념으로 시키는 것 같았는데, 우리는 인 당 한 접시만 시켜서 살짝 눈치가 보였다.

 

싸얌 스퀘어의 화장실 픽토그램이 재밌어서 한 컷. 적나라하다.

 

나와서 카오산로드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20B를 꺼내 준비했는데 승차권이 7B라길래 이게 웬 꿀인가!를 속으로 외쳤다. 진짜 예산이 많지 않은 여행객이라면 방콕에서 버스를 타고다닐 것을 강추한다.

 

이번에 탄 버스는 에어컨버스가 아니었는데,  창문이 다 열려있어서 오히려 신이 났다. 방콕여행 중 잊지못할 순간일 것 같다. 속도감 있게 낯선 이국적 풍경의 시내를 투어했던 순간을 말이다.

이건 버스에서 친구가 찍은 방콕의 일몰. 정말 멋지다 :) 

 

다시 복귀한 카오산로드. 이젠 화려한 불빛과 붐비는 거리가 조금은 익숙하다.

 

오늘은 Oil Massage(280B)를 받았다. 확실히 타이마사지처럼 아프지 않다. 마사지를 받고나니 피부가 좋아진 것 같은건 나만의 착각인가?

 

나와서 닭꼬치(20B)도 사먹고, 편의점에서 현지 과자, 불가리스도 사먹었다. 맛있는 건 그닥 모르겠지만 그렇게 군것질을 하면서 화려한 거리를 배회하는 것 자체로도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이틀차를 마치고, 내일은 왕궁투어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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