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5일방콕] Day3_ ②왕궁을 나와 왓포까지
왕궁에서 나왔을 때 우리는 너무 많이 지쳤다. 우리는 아침일찍 들어갔는데 나왔을 때는 점심에 가까운 오전이라 입구에 인파가 훨씬 많아졌다. 나오는 길에 파인애플(100B)을 사먹었다. 미니사이즈인데 가운데를 잡고 먹기 좋게 깎여있으며, 맛은 시지 않고 달다. 방콕은 길거리 곳곳에 이런 노점상에서 과일을 파는 게 나같은 과일성애자에게는 짱짱 좋은 것 같다 :)
소시지 꼬치(20B)도 사먹었다. 날이 더워서인지 별 맛은 없다.
왓 포로 걸어가는 길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걸어가는 게 예뻐보여서 한 컷. 왠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연상시키는 교복이다.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지 헷갈릴 때 쯤, 왓 포로 가는 안내표지판을 발견했다. 왓 포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이었다!
그 짧은 5분 거리에 먹을 게 얼마나 많은지, 석류주스(40B)를 또 사먹는다. 딱히 맛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먹으면 비싸니까 웬만한 과일은 다 먹어보자 싶은 심산이었다.
왓 포 정문으로 입장하면 복장을 갖춰달라는 안내판이 씌여있다. 왓 포는 왕궁과 다르게 입장할 때 나시 등의 옷을 규제하지는 않는다. 단지 와불상을 보러 들어가는 건물에서는 신발을 벗고 긴 팔을 입어야 한다.
왓 포 입장권(100B, 무료 물 쿠폰 포함). 입장료 90B에 물을 10B로 사먹었으면 느낌이 달랐을텐데, 굉장히 센스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로 날씨가 덥다.
입장해서 직진하면 물을 교환해주는 곳이 있다.
왓 포는 오전에 방문한 왕궁보다 울창한 나무가 많아서 흡사 유원지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큰 나무 앞 벤치에 앉아 쉬는 중.
뒤에 보이는 건물은 프라 몬돕(Phra Mondob). 사원의 도서관 개념이다.
와불상이 있는 프라 논(Phra Non) 법당으로 향한다. 이 곳도 신발을 벗어야 입장이 가능하다. 들어가기 전 주의사항 안내판.
와불상 크기가 커서 한 눈에 다 안보이는데, 입구쪽에서는 얼굴부터 볼 수 있다.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있던 외국인에게 부탁해서 찍은 사진. 유럽에서 하도 많이 사진 찍어달라 부탁해봐서 어렵지 않다.
와불상의 하이라이트는 발에 108번뇌를 표현한 자개장식이라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보수공사중이라 볼 수 없었다(2016년 5월까지). 아, 나는 르부르박물관에서도 유일하게 보고 싶었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도 보지 못했는데, 이런 운은 약간 없나보다. 아니지, 다시 방문하면 되니까^^
보수공사중인 왓 포 와불상의 발바닥.
인상적이었던 건 신도들이 연달아 있는 놋쇠 항아리에 동전을 하나씩 넣으며 소원을 비는 모습이었다. 저마다 파란 가방을 메고 있는건 왓 포에서 제공하는 신발주머니이다.
방콕에서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한다는 왓 포의 내부구조이다
프라 마하 쩨디 (Phra Maha Chedi)라는 이름의 4개의 탑. 뾰쪽 솟은 게 하늘을 찌를 것 같다.
햇빛을 피해 기념품샵으로 들어갔더니 사주팔자 비스무레한 것을 봐주는 분이 있었다. 저 부부는 무엇이 궁금해서 질문하러 온 걸까 궁금했다.
기념품 가게에서 사먹은 키켓 녹차 아이스크림. 콘 한 가운데에 키켓 초콜릿이 박혀있다. 생각보다 비쌌는데(80B), 맛있었다. 아이스크림은 역시 녹차맛이 진리 :)
와불상 빼곤 다 비슷비슷해보이는 건물이라서 한번 쓰윽 훑고 왓 포를 벗어났다. 이제 근처에 점심 먹을만한 곳이 없나 기웃거릴 순서다.
재래시장 틈에서 발견한 사원. 온통 빨강의 이미지다.
큰 길가에서 골목으로 들어가 발견한 음식점. 가게 외부에 메뉴판이 있어 먼저 살펴보고 마음에 들면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배가 고팠던지라 음식을 3개 시켰다. 팟타이 + 수끼(내가 고수 들어간 음식 맛없다고 하니 남자친구가 수끼를 먹어보라고 추천했다) + 닭고기 (310B). 메뉴 선정은 성공적이었다. 특히나 수끼는 달짝지근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맛이라 우리 입맛에 딱 맞았다.
음식도 맛있는데, 우리가 다 먹고 시원하니 좀 쉬다가자며 수다를 떨고 있는데 글쎄 후식으로 망고를 제공했다. 이 음식점 뭐지?! 눈에서 하트가 나오는 순간이다.
그렇게 만족스런 식사를 하고 나왔는데, 근처에서 왓포 타이 마사지 하는 곳을 발견했다. 타이마사지가 발명된 곳이라서, 카오산로드에서 받는 것과 다른 정통을 맛볼수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나온 길거리에서 주황색 메론(20B)을 사먹었다. 색이 특이해서 고른건데, 그냥 씨 없는 참외 맛.
우리는 너무 많이 걸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복귀하기로 했다. 44번 버스는 에어컨 버스였는데, 승차권이 얼만지 물었더니 (정말 내 귀로 잘못 들었는지 의심했다) 안내양이 한국어로 "십삼(13B)"이라고 대답했다.
이 버스는 우리나라 지하철처럼 자리가 열차 진행방향에 수직으로 나있었다. 등 뒤로 창 밖 풍경이 보이는 형태! 특이해서 사진으로 남겼다.
날이 너무 더웠는데, 왕궁에 가느라 긴 치마를 입었던 탓에 숙소로 복귀에 좀더 간편한 복장으로 다시 나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