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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을 주말에 여행하게 된 사람이라면 꼭 짜뚜짝 시장(Chatuchak Weekend Market)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아기자기한 걸 구경하는 짱짱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이라면 말이다.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도 좋을 것 같은데,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만한 독특한 아이템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요일 아침 일곱시쯤 카오산 로드에 있는 숙소에서 버스로 짜뚜짝 시장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카오산로드에서 밤을 지낸 사람이 본다면 다소 놀라울 이른 아침 풍경! 길거리는 쓰레기 하나 없이 말끔하고, 한 줄로 택시와 뚝뚝이 대기를 하고 있다. 지나가기만 하면 "할로~", "택시?", "안녕하세요~", "뚝뚝!"을 연신 외쳐대기 때문에, 저절로 앞만보고 빠르게 걷게 된다. 

외국여행 올 때마다 아침에 얼굴이 붓는 걸 느낀다. 나름 푹잔다고 생각하는데, 집에서 자는 것처럼 편안하진 않은가보다.

버스정류장까지 구글지도를 보며 걸어가는데, 가는 길이 예뻐서 찍어봤다. 방콕 거리가 생각보다 너무 깨끗해서 놀랐다. 
관광지라 그런지 굳이 택시기사가 아니더라도 현지인들과 눈을 마주치면 종종 인사를 받았다(친구는 네가 예뻐서라고 말했는데,.. 동감한다. 예쁜 옷들만 골라입어서 그런 것 같다. 착각은 자유니까 ㅋㅋ).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는데, Bus stop 팻말에 이 정류장에 서는 버스 번호만 적혀있고, 우리나라처럼 노선도라든지 실시간 위치 서비스 등은 제공되지 않았다. 나는 살짝 불안했지만, 블로그에서 방콕 버스는 배차간격이 얼만큼인지 예측할 수 없다는 글을 읽은 터라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고 기다렸고, 실제로 5분 정도 지났을까 우리가 탈 44번 버스가 왔다.

버스 운전석 주변이 마치 여기서 숙식을 해결하시는 것처럼 잡동사니들이 많다.

버스를 타면 안내양이 짤짤이통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목적지를 말하고 해당 금액을 지불하면 우표처럼 생긴 승차권과 거스름돈을 준다.

버스에서는 따로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잠깐 멈추는 정거장에는 영어 정류장명이 안써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에게 친절한 교통수단이 아닌 건 맞다. 나는 표를 구입할 때, 짜뚜짝시장에 도착하면 알려달라는 요청을 했고, 안내양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전적으로 버스안내양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방콕의 버스를 즐길 수 있는데, 우리는 매일 버스를 탔다. 

카오산로드에서 짜뚜짝 시장까지 버스 승차(14B)

우리가 탄 버스는 외형은 구닥다리인데, 내부는 에어컨이 빵빵해서 가는 내내 팔이 시릴 정도였다.

 

아무튼 친절한 안내양 덕분에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내릴 Chatuchak Park 정거장에서 내렸다. 정류장 이름처럼 바로 앞에는 짜뚜짝 공원이 위치하고 있었다. 영국 여행간 이후로 그 지역의 공원을 들러보는 것도 여유를 찾는 좋은 경험이라는 걸 알게 된 나는 친구에게 잠시 공원에 들러 산책을 하자고 제안했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러닝을 즐기는 현지인들이 꽤 있었다.

누가봐도 관광객같은 옷차림의 우리는 다들 운동중인 공원에서 야자수와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잠깐의 사진놀이를 마치고 다시 큰길가로 나오니, 짜뚜짝 시장(영어로 JJ Market이라고 축약해 표기) 가는 길 안내판이 보여 안내대로 이동했다.

우리는 정문에 다다르기 전 가장자리의 시장을 먼저 마주하게 되었다.

짜뚜짝 시장이 아침 8시에 연다고 듣고는, 우리가 8시에 맞춰 갔지만 아직 개업 준비중인 곳이 많았다. 어차피 출출하기도 해서 근처 가게에서 아침부터 먹기로 했다. 연 곳이 거의 없었는데, 여기는 이미 두 테이블이나 손님이 있어 뭔가 믿음직스러워 밥을 먹으러 들어갔다.
친구는 Chicken with rice(50B)를 시켰고, 나는 Noodle with Fishball(50B)을 시켰다. 내 음식은 살짝 고수향이 나는 것 같아서 초록잎을 다 건지고 먹었다. 내 입맛에는 친구의 메뉴가 더 마음에 들었는데 친구는 잘 모를 때 치킨을 고르면 실패할 일이 없다고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줬다.  
먹고 코코넛(40B)을 후식으로 먹었는데, 나에겐 살짝 느끼했다. 작년에 제주도에서 먹었을 땐 맛있었는데 ㅠㅠ

어쨌든 방콕에서 처음 가게에 들어가 먹은 식사를 마치고, 가장 처음 내 눈을 사로잡은 가게는 핸드메이드 소품을 파는 가게였다.
파우치나 가방에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이 자수로 놓여져 있는데, 사장아저씨가 자기 여동생이 직접 만드는 것들이라고 했다.  
파우치를 고르면 가죽에 원하는 이니셜을 새겨 달아준다. 그 자리에서 바로 이뤄지기 때문에 5분 정도 소요된다. 

내가 구입한 강아지 장바구니(140B)와 파우치(120B)


우리가 여동생의 작품솜씨에 놀라하자 주인아저씨가 동생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영상을 보여줬다. 본업은 엔지니어인데, 직업보다 이 일을 훨씬 좋아하는 분이라고 유창한 영어로 설명해주었다. 역시 본업 이외에 잘하는 일이 있어야 노후대비(?)에 좋은 것 같다.

 

친절한 가게 주인은 우리에게 짜뚜짝에서는 가방을 뒤로 메면 소매치기가 가방을 도려내 지갑을 빼가니 앞으로 메라고 당부했다. 암튼 이 가게에서 짜뚜짝 시장의 이미지를 매우 좋게 가진채 본격적인 쇼핑을 나섰다.

짜뚜짝 시장에서 꼭 먹어야한다는 코코넛 아이스크림(40B)

코코넛 통을 열어 과즙을 빼낸 후 과육을 한번 파낸다. 과육을 그대로 얹고, 아이스크림을 몇 스쿱 펀 후에 토핑을 얹는다. nuts류와 sticky rice와 함께 먹으니 참 맛있었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딱인 전등이 다양한 종류가 있었는데, 나는 그 중에 동글동글한 색색의 전구(80B)를 샀다. 크리스마스나 파티 때 켜두면 분위기가 살 것 같다.  


짜뚜짝 시장은 워낙 넓어서 그냥 정처없이 헤메게 되기 일쑤다. 물론 나처럼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 여기가 어디야'하면서 짜증나기보다는 '우와 이런 것도 있네'하며 눈을 반짝거리게 된다.

 

그렇게 본의아니게 헤메며 구경을 하다가 한 그림가게에서 소지섭을 발견하니 반가웠다. 내가 한국사람 같이보이니까 가게 주인이 인사를 하며 짜뚜짝 시장 지도를 건넸다. 지금 우리는 7번 쪽에 있고, 이 길을 따라 가면 정문을 만날 수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가게주인 말대로 걷다가 발견한 짜뚜짝 시장 정문! 정문 앞에서 안내경찰이 불러세우길래 겁먹으며 쳐다봤더니, 또 지도를 챙기라는 거였다. 나는 웃으며 이미 지도를 갖고있지만,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방콕 사람들은 다 이렇게 친절한건가?



정문에서 바로 오른쪽 가게에 내 눈길을 사로잡는 컵이 있었다. 동물모양의 손잡이로 된 특이한 디자인이었다. 동물을 좋아하는 오빠에게 선물해주면 좋겠다 싶어 커플컵으로 2개를 구입했다. 개당 150B지만 두 개를 사니까 깎아달라고 흥정을 했다(270B).


조금 지나서는 화려한 비키니 파는 가게가 있었다. 나는 민트색 비키니를 집었더니 신상이라고 600B를 불렀다. 내가 너무 비싸다고 하니 첫손님이니까 520B까지 깎아주겠다고 했다(옆에서 친구는 개시할 땐 깎는거 아닌데...라고 혼잣말을 했다).


내가 산 민트색 비키니! 에스닉함이 묻어난다. 상의가 끈이 가슴 뒤로 묶이는 게 아니라 허리 뒤로 묶이는 특이한 디자인이다. 발리 가서 입을 생각을 하니 신난다(다이어트만 하면 되네)

 

길 걷는데 흔들침대에서 아기를 재우는 모습이 귀여워서 한 컷.

 

나는 여름옷을 다 챙겨왔다고 생각했는데, 동남아가 처음이라 날씨가 이렇!!!게 더울 줄 예상을 못했다. 그래서 짧은 바지를 구입하기로 했다. 코끼리 무늬가 있는 짧은 바지(105B) 구입완료. 천이 얇아서 힘은 없는데, 안입은 듯 정말 시원하다.

 

살짝 홍대st인 옷가게가 있어 들어가봤다. 프린트가 크고 화려해서 눈길이 갔다. 파스텔톤의 사자 커플티(500B)를 구입했다.

 

커플컵을 이미 샀는데, 더 마음에 드는 컵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OMG! 각자의 생일이 새겨져 있으므로 컵 종류가 365가지이다. 생일 뒷면에는 그 날 태어난 사람의 특징을 나타내는 명사나 형용사가 뒷 면에 씌여 있다.

오빠는 Adventurer, 나는 Smart함! 이 말이 너무 잘어울리는 것 같아 커플컵 또 구입(300B)

 

10시 께나 됐는데 이미 다리가 아프고, 온실같은 가게들이 너무 더워서 우리는 시원한 실내 몰(mall)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눈은 연신 가게들이 뭘 파나 보고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건진 휴양지에서밖에 못 입을 파인애플 나시티(100B). 엄마가 옷 질이 안좋은 거 사가면 안좋아해서(너는 취향이 싸구려냐며) 집에 가져가서 빨래를 내놓을 때 미리 이거 싼거라서 물 많이 빠질수도 있어~라고 했는데, 엄마가 물이 전혀 안빠졌다고 말해서 은근 놀란 제품이다. 발리갈 때 비키니 위에 입을 테다.

 

나오는 길에 아이스크림 바(5B)를 팔길래 하나씩 사먹었다. 그냥 불량식품 얼음 맛이었는데, 한입 베어 문 순간 '아차 남자친구가 동남아 가서 얼음 먹지 말랬는데!' 생각이 났지만.. 이미 먹었으니까 계속 먹었다. 이것은 큰 실수였는데, 결국 돌아와서 4일 정도 물갈이로 고생을 했다.

 

짜뚜짝 시장 길거리에서 즉석 공연이 벌어졌다.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멋진 카우보이 아저씨의 음악 연주에 맞춰서 글쎄~

이 노란머리 꼬마가 춤을 추는 게 아닌가. 행동이 앙증맞고 자신감도 넘쳐서(스웨그~) 관객이 몰려들었다.

 

암튼 볼거리는 다 보고 짜뚜짝 시장을 빠져나와 잠깐 머칫 역 앞에 있는 짜뚜짝 공원에서 숨을 돌렸다. 아래 사진은 친구가 산 야돔인데, 코에 대고 숨을 들이마시면 코가 뻥 뚤리듯 시원해진다. 시암 파라곤에 갔을때 점원들이 종종 야돔을 사용중인 것을 목격했을 정도로,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아이템이다.

 

머칫 역에 도착해 BTS로 싸얌(Siam) 역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밴딩머신으로 승차권을 구입하고 싶었는데, 기계가 지폐는 사용불가라서 직원한테 가서 표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밴딩머신에서 특이한 점은 가는 목적지까지 승차권 가격이 동그란 번호 안에 적혀있다는 것이다. 

버스에 비하면 세 배정도 비싸지만, 여전히 뚝뚝이나 택시에 비하면 싸다. 또 지하철 타는 데 익숙하고 영어로 안내판이 다 쓰여있어서, 이용에 별 어려움이 없다. 아래는 구입한 승차권(42B).

BTS는 지상역인데, 열차를 형형색색으로 예쁘게 페인팅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해서 오전 귀욤귀욤한 쇼핑을 마치고! 오후에는 럭셔리한 쇼핑을 하러 싸얌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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