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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하면서 찬찬히 아이 얼굴을 살피는데 왼쪽 눈가 옆에 울버린이 와서 긁은 것마냥 할켜진 상처가 나 있었다. 조금 전 목욕할때 아이 팔이 버둥대면서 손톱으로 자기 얼굴을 긁은 것 같다. 조리원 생활할 때도  속싸개 풀어준 동안 아이 손톱에 얼굴을 긁혀본 적이 있어서 삼사일정도면 상처가 아문다는 건 알지만 여전히 속은 상한다.
행여 부서질까 겁이 나서 한번도 안꺼내본 아기 손을 배넷저고리 틈으로 살며시 꺼내봤다. 이렇게 조그만데 정교하게 빚어진 손모양이 참 신기하다. 내 손가락을 고사리같은 손 전체로 제법 힘있게 쥔다.
손톱을 잘못깎으면 피도 나고 염증도 생길까 겁도 났지만 용기를 내어 손톱가위를 꺼내들었다. 잠이 들랑말랑하는 아이의 눈치를 봐가며  한손가락씩 손톱을 잘라갔다. 부스러기가 옷 속에 들어가지 않게 챙기고, 아이 관절 꺾이지 않도록 쉬엄쉬엄 자르다보니 시간이 꽤나 걸렸다. 그래도 멘붕오는 일 없이 열손가락을 다자르고나니 엄마노릇 하나 할 수 있게 된 듯 하여 스스로가 좀  대견한 날이다.